• 구름많음동두천 13.6℃
  • 맑음강릉 19.5℃
  • 연무서울 13.8℃
  • 박무대전 0.0℃
  • 맑음대구 15.9℃
  • 구름많음울산 17.9℃
  • 박무광주 15.2℃
  • 흐림부산 19.8℃
  • 흐림고창 14.0℃
  • 맑음제주 18.2℃
  • 구름많음강화 10.5℃
  • 구름많음보은 13.3℃
  • 맑음금산 14.8℃
  • 구름많음강진군 15.7℃
  • 맑음경주시 17.4℃
  • 흐림거제 16.1℃
기상청 제공

바보가 그리운 세상

매화가 지더니 산수유, 목련 순으로 꽃을 피운다. 4월에 접어들자마자 박물관 뒷길엔 벚꽃이 만발하더니 정문 옆의 박태기나무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홍자색의 꽃덩어리를 가지 마디마디마다 뭉쳐서 매달고 있다.

곧이어 라일락, 아카시아들도 자기네 순서가 되면 어김없이 꽃을 피울 것이다. 무서울 만큼의 질서 속에서 자연의 운행은 경이롭다 못해 때로는 우직하기까지 하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떠한가? 자기만이 제일이고 먼저여야 한다. 대형쇼핑몰의 엘리베이터 앞에서 또는 지하철 객차 문 앞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보라. 내리기도 전에 서로 먼저 타지 않는가? 양보와 배려가 부족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양보하다 보면 바보취급을 받게 되고 사회와 심지어 가정에서조차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경쟁이 중요시되고 있는 세상이니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져야 되고 지위가 높아야 되고 무슨 일이든지 빨리해야 되는 것이다.

지성인들이여! 오늘의 우리는 끊임없는 욕망을 위해 뜨거운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 죽음에 직면하고 마는 자만에 빠진 이카로스(Icarus)가 아닌가?

우리나라엔 60년대 초반까지 보릿고개가 있었다. 하곡(夏穀)인 보리 수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굶주릴 수밖에 없던 4∼5월의 춘궁기(春窮期)말이다. 그 당시의 인사는 ‘니 밥 묵었나?’, ‘진지 드셨습니꺼?’ 등 이었다. 그땐 거지들도 많았다. 집 앞에서 끼니때마다 ‘밥 좀 주이소.’하면서 미국원조표시가 있는 한 겔론(gallon) 크기의 깡통을 들고 왔었다.

동네엔 놀림감이 되는 친척 형뻘의 바보도 있었다. 끼니때마다 구걸하던 거지 형제가 오랫동안 오지 않던 어느 날 거지가 죽었다는 동네친구들의 이야기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 슬퍼했었고, 그 바보 형이 보이지 않으면 보고싶은 마음에 그 집에 찾아가서까지 놀리기도 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그 당시의 초등학교 화장실에도 낙서는 있었다. 그 중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바보」라는 말이었다. ○○○바보.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의 바보는 오늘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바보는 분명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상대하기 편한 상대방에게 붙이는 정감어린 서민적 호칭이 아니었을까?

바보라고 할 때에는 이미 그리움과 나눔과 보살핌을 통한 배려의 마음이 가슴바닥에 서려있었던 것이다. 나도 바보고 너도 바보고 모두가 바보였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봄비내리는 오늘. 바보스러웠던 그 시절이 라일락꽃 향기보다 더 그리운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기사





[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