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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AI와의 교류, 수단일 뿐 과도한 의존은 바람직하지 않아

"AI와의 감정적 교류, 현실을 살아가기 수단일 뿐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인공지능(이하 AI)과 인간이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영화 속 이야기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그중 영화 ‘Her’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과 AI 간의 감정적 유대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테오도르는 소심한 성격 탓에 타인과의 감정 교류를 어려워하는 인물로, 이로 인해 아내 캐서린과의 관계도 점차 소원해진다. 결국 아내와 이혼한 그는 외로움과 상실감으로 방황하지만, 어느 날 일상에 찾아온 AI ‘사만다’가 건네는 공감으로 일상의 활력을 되찾는다. 이후 영화는 사만다와 테오도르의 감정적 결연 관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다.

 

영화 속 테오도르처럼 최근 AI를 정서 교류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AI 학습 기술 회사 필터드닷컴이 발행한 ‘2025 톱 100 생성형 AI 활용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은 ‘심리 상담 및 감정적 동반자’ 용도로 AI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 SNS에서는 AI와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위한 설정 프롬프트가 공유되기도 한다. 이런 흐름은 AI의 기술적 정교함이 향상될수록 인간이 AI와 더 깊은 교감을 나누고 나아가 의지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AI는 설정에 따라 사용자의 취향에 맞춘 공감을 제공할 수 있기에 사용자는 타인에게 이야기하지 못한 고민이나 속마음을 AI에게 진솔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현실 세계로부터의 도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가 AI와의 정서 교류에 몰두한 나머지, 타인과의 사회적 교류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7월 BBC에는 AI 음성 대화 모델 ‘먼데이’와 정서 교류를 나누는 한 여성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녀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먼데이의 따뜻한 공감으로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먼데이와 대화하는 빈도가 늘며 점차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사회로부터 고립될까 걱정된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AI를 감정적 동반자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따뜻한 공감을 원하고 있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의 일방적인 공감에 익숙해지면 현실에서의 갈등이나 문제를 회피하려는 욕구가 점차 커지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AI는 결국 힘든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습관적 도피처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오픈AI와 매사추세츠공대 미디어랩 공동 연구진은 9백81명의 사람들에게 하루 5분 이상 ChatGPT와 대화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의 외로움 수준은 완화됐지만 사회적 고립 수준은 악화됐는데, 이는 참가자들이 AI를 통해 외로움을 덜 느끼게 되자 타인과 만나는 사회 활동을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과 AI의 교류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AI가 건네는 달콤한 공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AI와의 감정적 교류는 현실을 살아가는 힘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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