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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두부의 나라에서 온 겨울,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슬픔과 삶의 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

 

어떤 시집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나는 슬픈가? 물론 슬프다. 그러나 슬프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슬픔은 못 된다. 나의 슬픔에는 그런 권리가 없다. 나는 그렇게 느낀다. 그렇다면, 슬프다고 말할 수 있는 슬픔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 그 순간 깨닫게 된다. 슬픔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슬픔은 ‘말할 수 있음’이라는 가능성의 영역에 속한 게 아니라 ‘말로 할 수 없음’이라는 불가능의 나라에 속해 있는지도 모른다. 슬픔은 쏟아지는 것이다. 목소리를 빌려서, 얼굴을 빌려서, 몸을 빌려서…… 더 빨개질 수 없을 때 떨어지는 사과처럼, 더 부풀 수 없을 때 터지는 풍선처럼, 아무렇게나 나뒹구는 바닥이거나 찢긴 채 버려진 상태로 존재하는 것들. 어떤 슬픔은 시간을 찢고 나오듯 자신을 찢고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슬픔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아무리 정확한 설명이라고 해도 그 목소리를 대체하지 못하며, 그 얼굴을 대신하지 못하며, 그 몸을 대변하지 못한다. 그것은 잠시 우리를 빌려 세상에 뿌려진, 불가능의 나라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을 느낄 뿐이다. 시고 달고 때로 텁텁한 그 전부로서의 사과를 깨물듯이, 직전의 떨림을 간직한 채 점점 투명해지는 풍선을 불듯이 혹은 노랗게 구워지는 두부를 바라보듯이. 이를테면 우리는 슬픔을 가질 수 없다. 슬픔이 우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이름으로 아니 생활이라는 형식으로, 이 시집의 한 대목을 빌리자면 ‘미래’라는 환상으로 말이다. 내 슬픔에 권리가 없는 것과 무관하게 이 시집을 사랑할 권리는 있을 것이다. 물론 내가 이 시들에 대해 명백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들이 그저 활자들의 집합이라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활자들 속에서 길을 잃는 이유는, 그 작고 구부러지고 휘어지거나 어느 대목에서는 아무렇게나 끊겨 있는 그것들 속에 ‘우리’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불가능의 나라가 있음을 촘촘하게 증명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찾아 헤매었으나 여기 조용히 활자로 잠들어 있는 그 웅덩이이자 돌멩이이며, 흩날리는 낙엽들로 말이다. 이 시들이 가진 목소리이자 얼굴이며 몸으로 말이다. 겨울을 향해 익어가는 두부처럼 말이다.





[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