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5.6℃
  • 맑음강릉 14.4℃
  • 박무서울 7.5℃
  • 박무대전 6.3℃
  • 흐림대구 7.7℃
  • 구름많음울산 11.3℃
  • 박무광주 9.0℃
  • 구름많음부산 12.5℃
  • 맑음고창 6.3℃
  • 맑음제주 12.5℃
  • 구름많음강화 7.5℃
  • 구름많음보은 3.9℃
  • 구름많음금산 5.0℃
  • 구름많음강진군 6.5℃
  • 구름많음경주시 6.8℃
  • 맑음거제 8.9℃
기상청 제공

내 삶을 한탄함 - 이황

내사 마 안타깝네, 이미 다 지난 세월!
그대야 무슨 걱정, 지금 하면 되는 것을
쌓고 또 쌓아서 저 높은 산 될 때까지
어영부영하지 말게, 급하게도 굴지 말고
已去光陰吾所惜(이거광음오소석)
當前功力子何傷(당전공력자하상)
但從一簣爲山日(단종일궤위산일)
莫自因循莫太牤(막자인순막태망)

*원제: [자탄(自歎: 스스로 한탄함)]


1564년. 퇴계 이황(李滉:1501-1570)도 나이가 어언 예순 넷에 이르고 있었다. 그 무렵 퇴계는 벼슬에서 물러나와 낙동강 가에다 도산서당(陶山書堂)이란 아주 조그만 서당을 짓고, 우주와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그때 제자 김취려(金就礪:1539-?)가 도산서당으로 찾아와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3수의 시를 지어 퇴계에게 바쳤다. 퇴계도 역시 그의 시에다 맞장구질 친 3수의 시를 지어 그에게 주었다. 위의 작품은 그 가운데 하나다.

예순 넷이면 그 당시로서는 꽤 많은 나이다. 저승사자가 대문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얼핏얼핏 보이는 시점이다. 그러므로 퇴계로서도 지난 세월에 대한 회한이 없을 수가 없었을 터다. 그 무렵 그는 학자로서의 마지막 열정을 온통 공부에 쏟아 붓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이미 많은데다, 타고 난 몸이 쇠약했던 그에게는 남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당연히 퇴계는 마음에도 없는 벼슬살이 때문에 그 많은 시간들을 헛되이 보낸 데 대해 못내 아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자 김취려는 나이가 이제 겨우 스물여섯 살에 불과하였던 푸른 피가 펄펄 뛰는 젊은이였다. 그러므로 조금씩, 조금씩 쌓기만 하면 얼마든지 높고도 큰 산이 될 수 있을 터였다. 이 시는 바로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자신에게 쓰는 반성문이자 제자에게 보내는 격려 편지다. “제자야, 제자야. 내 나이 벌써 예순 넷이다. 금 쪽 보다도 훨씬 더 귀한 그 기나긴 시간들을 다 보내고, 지금 와서 이렇게 한탄하고 있단다. 제자야, 제자야. 너는 아직도 스물여섯의 꽃다운 나이. 쉬지 않고 꾸준히 가기만 하면 목표가 너에게로 다가온단다. 가기 싫다고 하여 어영부영 주저앉아 있지도 말고, 의욕만 앞서서 지나치게 성급하게 굴지도 말아라. 급하게 굴면, 사흘 갈 길을 하루 만에 후닥닥 내달려간 뒤에, 열흘 동안이나 드러누워 있게 된단다.”

그런데, 가만! 문득 생각하니 내 나이가 올해 예순둘이네. 퇴계보다 고작 두 살이 적네. 퇴계가 삶을 ‘한탄’했다면, 나는 이마로 아스팔트 도로를 쿵쿵 치면서 대성통곡을 해야 되겠네. 하지만 제자들아. 그대들은 아직도 꽃다운 스물, 푸른 피 펄펄 뛰는 나이가 아니냐.

관련기사





[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